산모롱이 돌아 산딸기 빨갛게 익고
언덕배기 들국화 하얀 웃음 뿌리는 길
걸음을 재촉하는 어머니 같은 두 분
슬금슬금 눈길이 차를 앞서 달리고
따가운 여름 볕이 쏟아지는데
세울까? 그냥 지나갈까?
괜한 노인네 태웠다가 낭패 보았다는 말도 들었는데
마음속에 파문(波紋)이 인다.
매상(買上)하고 돌아가던 길
운동 삼아 걷자고 가는 길
누구는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다가
이제 걸음을 좀 뗀다더라
차로는 금방 오는 거리지만
걸으면 한 나절이 걸린다
운동 많이 하세요.
운동 삼아 걷는데 차를 태워주면 어쩌누?
새댁 고맙다
복 받을 것이다
좋은 일로 적선했다
덕담이 투박한 손마디 타고 건너오고
바람처럼 가벼워진 마음
한 마리 나비가 된다.
울 엄마 고단한 길에
그늘 한줌 비다듬어 주고 싶은
초여름 아침나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