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시집

마음가는대로

bike 2010. 4. 14. 11:52

산모롱이 돌아 산딸기 빨갛게 익고
언덕배기 들국화 하얀 웃음 뿌리는 길


걸음을 재촉하는 어머니 같은 두 분

슬금슬금 눈길이 차를 앞서 달리고

따가운 여름 볕이 쏟아지는데

세울까? 그냥 지나갈까?

괜한 노인네 태웠다가 낭패 보았다는 말도 들었는데

마음속에 파문(波紋)이 인다.


매상(買上)하고 돌아가던 길

운동 삼아 걷자고 가는 길

누구는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다가

이제 걸음을 좀 뗀다더라

차로는 금방 오는 거리지만

걸으면 한 나절이 걸린다

운동 많이 하세요.

운동 삼아 걷는데 차를 태워주면 어쩌누?


새댁 고맙다

복 받을 것이다

좋은 일로 적선했다

덕담이 투박한 손마디 타고 건너오고

바람처럼 가벼워진 마음

한 마리 나비가 된다.


울 엄마 고단한 길에

그늘 한줌 비다듬어 주고 싶은

초여름 아침나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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