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 정혜자
해바라기를 선물 받았습니다.
촘촘히 박힌 씨앗만큼
정성이 가득한 선물입니다.
이른봄부터 부지런한 손길로
물주고 거름주고
옥상계단이 닳도록
정성을 들인 자연의 선물
보낸 이의 땀방울이 보입니다.
튼튼한 줄기와 큰 키
여름날 뙤약볕과
마지막 열정을 씨앗에 담아
꿈도 믿음도 더욱 강해졌습니다.
빨간 리본 장식을 하고
가을 느낌이 나는
차 한잔을 마시며
지난 여름날
해를 따라 돌던 그날의
짙은 향기를 느끼고 싶을 때마다
가끔 올려다보는 내게도
꿈과 사랑이 더욱 짙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