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역무원이다. 두사람이 친구로 보인다. 예쁜 아가씨와 역무원 한사람이 기차안에서 데이트를 한다. 기차는 쉼없이 달린다. 한 사람이 데이트하는 동안에, 한 사람은 왔다 갔다 하면서 친구의 일까지 한다. 그리고 괜히 옆에서 엉뚱한 이야기를 한다. 실실 웃으면서 데이트하는 아가씨를 쳐다보면서. 봄 기운같은 우정과 사랑이다. 이렇게 봄은 오는 가 보다.
깔끔하고 착하게 보이는 젊은이들이 등에 가슴에 양팔에 큰 가방을 들고 다닌다. 새 학교의 신입생으로 보인다. 새롭게 시작함에 시원한 기운이 감돈다. 좋은 시작으로 좋은 사람이 되길 기대한다. 이렇게 봄은 오는 가 보다.
전화벨 소리가 들린다. 개인적인 부끄러운 이야기를 큰소리로 통화한다.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인가. 바로 눈 앞에 휴대폰 사용을 삼가하고, 통화는 조용히 하라는 안내문이 있다. 한심하고 답답하다. 아직도 예의없고 철없는 어른들이 너무 많다.
할머니가 나의 자리에 앉는다. 그 옆에 초등학교 학생이 있다. 앞 자리에서 어린 아이를 안고 있는 그 학생의 어머니가 하는 말이다. '너!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어!' 할머니 때문이다. 할머니가 그 아이의 자리에 앉을 까 싶어 아이에게 하는 말이다. 좌석이 3개이면 비록 자기 돈으로 승차권을 구입했지만, 좌석 하나에 아이 2명을 앉게하고 남은 좌석 하나를 할머니께 양보해 주면 얼마나 좋은 가? 자녀 교육에 엄청 좋은 기회인데... 할머니가 내릴 때까지 나는 자리를 양보해 주었다. 나의 할머니요 나의 할아버지라고 생각한다면 양보하는 것이 당연하다.
- 기차 안에서
2002.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