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에 자주 간다. 전남 무안으로 간다. 경남은 지리적으로 전라도와 아주 가까운 곳이다. 교통도 편리하게 왕래하는 차량도 많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주 먼 곳으로 여기고 있다. 그리고 교통편도 아주 불편한 것으로 알고 있다. 처음 전라도에 가던 때를 생각해 본다. 아주 긴장하고 말 한마디도 못한다. 지금은 너무 자유롭고 편하다. 아는 분도 많이 있고, 손님으로 직접 집으로 초대 받아 식사하고 하루 밤을 자기도 한다.
출장을 가면 대중 교통을 이용한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길을 자주 물어본다. 최대한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은 걸어서 간다. 중년 아저씨께 길을 물어본다. 잘 가르쳐준다. 전라도 사투리로 똑 같은 이야기를 두번 반복하면서 자세히 가르쳐준다. 나는 경상도 억양으로 인사하면서 감사를 전한다.
무안터미널의 화장실은 숨어있다. 옛날에도 어렵게 찾았는 데, 오늘도 숨바꼭질을 한다. 터미널과 화장실이 떨어져 있다. 화장실은 작은 시장속에 숨어있다. 무안은 바닷가와 가까운 곳이라, 시장에는 해산물이 많이 나와 있다. 해산물만 보면 항상 남해가 생각난다. 남해는 아내의 고향이다. 낙지가 가장 많다. 오징어, 파래, 조개 등이 있다. 화장실 찾는 나에게 친절한 시장 아줌마가 잘 가르쳐준다. 아줌마 같기도 하고 아가씨 같기도 하다. 작은 친절로 괜히 기분이 좋다.
2002.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