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이야기

나무 정리하기

bike 2007. 7. 28. 15:22

밭에는 네가루의 나무가 있다.

가장 오래된 감나무,

몇년 사이에 하늘로만 올라가는 가죽나무

독일에서 가져온 이름 모르는 나무 두가루.

 

더 많이 있었는데,

태풍 불때 넘어질까 싶어 큰 나무를 베고 남은 나무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작은 나무가 큰 나무로 된다.

 

아버지가 심었던 나무이다.

밭 울타리에 심었는데, 처음에는 아담하게 작은 높이로 좋았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무에는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았는데, 무럭무럭 너무 많이 자란다.

2층 높이로 자라고, 가지들은 담장을 넘어 옆집으로 넘어간다.

심하게 바람이 불면 휘청거린다.

옆집 주인이 싫은지 나무에 이상한 것을 뿌리기도 한다.

 

오늘 큰 마음을 먹고

감나무만 빼고 모두 제거를 한다.

아버지가 심었던 나무들이라 몹시 아쉽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아 제거를 한다.

나무를 제거하니, 밭이 환하다. 

올 겨울에는 감나무도 제거할 예정이다.

 

나무를 베고 정리하는 작업이 쉽지가 않다.

아버지가 나에게 남긴 유일한 노동이다.

작은 밭이라도 없었다면, 이런 노동은 못한다.

힘은 들지만, 나에게도 이런 노동이 있음에 기뻐하며 많은 땀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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