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2와 떠나는 여행이다. 자전거2는 이제 나를 많이 이해한다. 처음 여행때는 서로 다른 의견으로 충돌하곤 했는데, 이제는 서로 이해하고 서로 양보하는 편이다. 그리고 알아서 잘 하는 편이다. 자전거2는 스도쿠(99숫자풀이)책을 가지고 갔는데, 시간만 나면 숫자맞추기를 한다. 나도 자전거2의 설명을 들으면서 1쪽을 풀어본다. 이동시간에는 자전거2가 담아온 mp3의 최신가요를 듣는다. 1박때 인터넷이 설치된 숙소에서 밤늦게까지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아무런 잔소리도 안 했지만, 알아서 적절하게 게임을 한다. 고등학교 다닐 동안에는 방학때마다 계속 여행할 예정이다.
<해남 여행기>
전주식당 산채비빕밥
인터넷 검색에 의해 찾아간 대흥사 입구에 있는 식당이다. 산채비빕밥이 맛있다고 했는데, 그냥 보통이다. 줄줄이 있는 식당중에서 유일하게 손님이 몇명있는 식당이다. 점심시간임에도 손님이 없는 많은 식당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 산채비빕밥을 먹고 대흥사 입구 매표소로 가니, 바로 앞에 큰 물레방아있는 레스토랑이 있다. 차라리 레스토랑을 갔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대흥사
대흥사행 군내버스 종점에서 대흥사까지 도보로 20~30분 거리가 된다. 우리는 숲으로 온통 둘러쌓인 길을 걸어서 간다. 대부분 사람들은 승용차를 이용하여 대흥사 입구까지 이동한다. 사람들은 길을 걷는 기쁨을 모르는 것 같다. 대흥사는 서산대사로 시작하여 초의선사에 의해 현재 모습을 갖춘 절이다. 13대강사와 13대종사를 배출한 절이며, 초의선사는 다도에 대해 집대성한 분이라고 소개된다. 대흥사 작은 연못에, 연꽃은 물위로 살짝 몰래 고개 내밀고 있다.
두륜산
대흥사 관람을 하고 두륜산 케이블카를 타러간다. 높은 산의 정상에서 온 세상을 보고 싶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케이블이다. 고소공포증으로 아래로 쳐다보니 아찔하다. 두륜산 정상에서, 산 정상보다 더 높은 전망대에서 두륜산을 발 아래로 본다. 멀리 남해가 보이고, 서해도 보인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한라산도 보이는 모양이다.
아래로 보는 산등성이는 미끄럼틀처럼 보이고, 나무숲은 푹신한 침대로 느껴진다. 해남 여행을 하는 이에게 꼭 추천해 주고 싶은 곳이다. 케이블카는 왕복 1인에 8,000원이다.
<목포 여행기>
산정동 성당
오후 늦은 시간에 목포에 도착하여 미사시간에 맞추어 산정동성당을 찾아간다. 목포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며, 우리나라 최초로 레지오 조직을 만들었던 성당이다. 산정동 성당에는 한국레지오마리애 기념관이 있다. 반갑게 맞이해 주시는 신부님께 감사드린다.
독천식당
저녁식사는 독천식당에서 한다. 목포는 세발낙지로 유명하고, 세발낙지 요리를 잘하는 식당이다. 인터넷상으로는 세발낙지 비빕밤 소개가 많다. 세발낙지로 탕을 만든 연포탕을 먹고 싶었으나, 가격이 비싼 관계로 그냥 비빕밥을 먹는다.
목포역 근처 숙소
독천식당에서 걸어서 목포역으로 간다. 내일 출발하는 시티투어 타는 곳을 확인하고, 주위를 보니 루미나리에 거리가 보인다. 화려한 불으로 장식된 거리다. 그 곳 거리를 한동안 돌아다니다, 숙소를 찾아다닌다. 목포역 근처에는 숙박시설이 많다는 정보는 맞지만, 인터넷이 설치되고 깨끗한 숙소를 찾기는 힘든다. 조금 역에서 떨어진 곳에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숙소를 찾는다.
흥부네 해장국
다음날 아침식사는 목포역 정면의 우측에 있는 식당중에서 흥부네 해장국에 간다. 그냥 선택해서 들어가서 해장국을 먹는데, 깨끗하고 반찬도 산뜻하고 맛도 있다. 가격도 저렴하고, 다른 여행자에게도 소개하고 싶은 식당이다. 뼈다구 해장국으로 5,000원이다.
시티투어
아침 식사후 시티투어를 탄다. 인터넷 예약자가 2명 밖에 없어, 대형버스에 우리 두사람만 타면 어쩌나 했는데, 여대학생 6명과 중년부부 1쌍이 시티투어를 탄다. 안내자를 포함하여 총11명으로 시티투어를 시작한다. 목포역->노적봉->조각공원(유달산)->해양박물관->하당 남도식당->자연사박물관,목포문화사->목포역 순으로 투어를 한다. 목포의 해안선을 따라 도는 시티투어로 여러 곳을 창밖으로 볼 수 있다. 대학교 3학년 여학생인데, 어리고 아주 깨끗해 보인다. 웃음소리와 목소리도 젊음 그 자체이다. 점심을 도시락으로 싸오는 건전한 젊은이다. 중년부부는 어릴때 한국을 떠나 작년까지 호주에서 생활하다가 아들의 학교와 군문제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부부이다. 아들은 한국말을 잘 못한다고 한다. 안내자는 목포에 대하여 많은 지식을 가진 분으로, 열성을 다하여 안내한다. 너무 열성적이나,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한다. 개인적인 감정보다 객관적인 간결한 안내와 시티투어를 하면서 창밖으로 보이는 관광지를 정확하게 지적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점심식사는 안내자가 소개하는 백반집으로 간다. 가격은 5,000원인데, 깨끗하고 반찬도 많이 나왔다. 하당에 있는 남도식당이다. 목포는 유달산 아래로 펼쳐진 항구도시며, 예술의 도시이다. 일제강점기때 가장 많이 개발이 되었다고 한다. 유달산에서 바라보는 목포시내의 몇 집들은 일본식 집모양을 갖추고 있다. 무언가 한이 맺힌 서러움이 있는 애환의 도시로 다가온다.
진주 유가네
여행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경유지인 진주에서 저녁을 먹는다. 레스토랑을 찾지못하고, 산업대 정문 앞에 있는 닭고기 전문점인 유가네로 간다. 닭고기볶음밥을 먹는데, 1인당 3,500원으로 대학생들의 친절한 서빙과 함께 철판에서 닭고기를 먼저 볶은 후에 철판 위에서 밥을 비벼서 먹는다. 춘천닭갈비 먹은 후 밥을 비벼먹는 것과 같은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