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 2 - 정혜자
마흔 살 생일 아침
게으른 된장찌개를 끓였다.
집안 가득 구수한 냄새와 보글거리는 소리
잊어야 할 것은 머릿속에서 거품처럼 떠다니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까마득한 산모퉁이를 돌아나간다.
미역국을 꼭 먹어야 인덕(人德)이 있다는
어머니 말씀
저녁에 늦은 미역국을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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