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시집

입관

bike 2005. 12. 13. 12:07

입관 - 정혜자


관이 열리자

좁고 긴 어둠이 연기처럼 피어 오른다.

화방사 주지스님의 염불은 허공을 웃돌고

오직 너의 속으로 삼키는 눈물만이

나를 휘감아 나간다.


울지 말거라.

마지막 순간을 눈물로 채우지 마라.

누구나 한 번은 가야 할 길.

몸속의 마지막 한방울의 피가 말라가는

그 고통으로 나를 짓누르던 인연은

여기까지인가보다.


하얀 모시옷에 고운 꽃신 신고

이제 나는

긴 외로움의 벚꽃 터널을 지나

가슴에 꿈같았던 사랑 가득 채우고

끝없는 꿈을 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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