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관 - 정혜자
관이 열리자
좁고 긴 어둠이 연기처럼 피어 오른다.
화방사 주지스님의 염불은 허공을 웃돌고
오직 너의 속으로 삼키는 눈물만이
나를 휘감아 나간다.
울지 말거라.
마지막 순간을 눈물로 채우지 마라.
누구나 한 번은 가야 할 길.
몸속의 마지막 한방울의 피가 말라가는
그 고통으로 나를 짓누르던 인연은
여기까지인가보다.
하얀 모시옷에 고운 꽃신 신고
이제 나는
긴 외로움의 벚꽃 터널을 지나
가슴에 꿈같았던 사랑 가득 채우고
끝없는 꿈을 꾸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