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에는 서울로 간다. 서울과 함께 자전거2가 태어난 하남에도 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도시를 구경하고, 자신이 태어난 곳을 가보고, 한강을 따라 자전거 타는 것을 목적으로 여행을 계획한다. 8월12일 아침 일찍 출발하여, 8월13일 늦은 밤에 도착하는 1박2일 여행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서울여행을 출발한다. 밀양까지는 무궁화호를 이용하고, 그 이후는 KTX를 이용한다. 서울에는 오랜만에 간다. 서울역이 완전히 바뀐 후 처음이다. 넓고 참 좋다. 4층 식당가에서 점심으로 갈비탕을 먹는다. 창가에 앉았는데, 대합실이 잘 보인다. 점심식사 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간다. 지하철을 타고 이촌역에서 내린다.
주말이라 사람이 많다. 기획전으로 '평양에서 온 국보들'이 있다. 매표소의 긴 줄을 보면서, 조금 한산한 다른 매표소로 간다. 북한의 국보라는 말에 호기심은 가지만, 같은 나라의 유물이라 비슷하다는 느낌을 가진다. 이어 상설전시관으로 이동하여 관람을 한다. 3층으로 되어있는데, 1층은 시대별로 전시가 되어있고, 2층과 3층은 분야별로 전시가 되어있다. 1층만 자세히 보면 전체 전시관을 본 것과 같다. 1층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1층만 보았는데, 다리가 아프다. 다른 방법을 찾아 3층으로 이동하여 중간 중간 쉬면서 관람을 한다. 3층은 사람이 많지 않다. 자전거2는 조심스럽게 디카로 관심 있는 전시품을 찍는다. 쉬는 시간에 핑크가 넣어준 과자와 방울토마토를 먹는다. 4시간 가까이 관람을 한다.
오후 5시쯤에 하남시를 가는 과정으로 한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잠실까지 가서 잠실에서 하남 가는 버스를 탈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다시 이촌역으로 돌아와 한강으로 향한다. 한강이촌지구에서 자전거를 대여한다. 어디에서나 대여와 반납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반납 장소가 다르면 안 된다고 한다. 자전거2는 옥신각신하는 나를 옆에서 보면서 자전거 타지 말고 그냥 가자는 표정이다. 대여소 관리자에게 설명을 하고, 가능하도록 부탁하자, 신분증 맡김 없이 전화번호를 남기는 것으로 대여를 한다. 자전거 관리자에게 감사를 하고 한강변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출발힌디. 바로 앞에 동작대교가 보이고, 한강에는 유람선과 보트가 다닌다. 자전거도로는 사이클 선수들 또는 동호회 회원들의 자전거 행렬이 계속 이어지고, 인라인을 타는 사람도 자주 보인다. 자전거도로에서 최고 하이라이트는 잠수교를 따라 한강을 건너는 것이다. 너무 즐거워 가끔 괴성도 지르지만, 옆에서 자동차 달리는 소리에 감추어진다. 중간쯤에 내려서 사진 촬영을 한다. 자전거2는 제발 그냥 가자고 조른다. 사진을 찍고 또 출발을 한다. 약1시간을 탄 후에 목적지인 한강잠실지구에 도착한다. 한강변에는 각종 시설이 있었다. 유람선, 수중보트, 수영장, 인라인 연습장, 공연장... 자전거를 반납하고 신천역으로 간다.
한강 잠실지구에서 신천역까지는 조금 거리가 된다. 잠실주공아파트에 잠시 산 적이 있는데, 재개발지역이라 옛 아파트는 모두 사라지고, 새로 짓고 있는 중이다. 신천역 앞에서 하남 가는 341번 시내버스를 타야하는데, 버스 노선표에 341번이 없다. 주위 몇 사람에게 물었으나, 아는 사람이 없다. 하남 가는 버스는 잠실을 거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잠실역으로 이동한다. 잠실역 주변 버스정류장에 341번을 타고 하남시로 향한다. 천호동을 지나 상일동을 지나 중부고속도록IC를 지나 황산을 지나 하남시로 간다. 노선이 옛날 그대로 변함이 없다. 거의 16년이 지났는데, 옛날 기억이 그대로 살아난다. 하남시청에서 내린다.
이미 어두워졌고, 저녁 식사를 하고 숙소가 예정이었는데, 자전거2가 롯데리아를 보더니, 포장하여 숙소에 가서 먹자고 한다. 좋다고 맞장구를 쳐 준다. 닭고기와 햄버거가 있는 세트 메뉴를 사고, 밥도 조금 먹어야 하니, 김밥 한 줄을 사자고 협의를 하고, 가까운 마트에 가서 삼각 김밥을 2개 사고, 숙소를 찾아다닌다. 예전까지 의도적으로 번쩍거리는 모텔을 피했는데, 새로 형성된 도시라 모두 모텔과 호텔뿐이다. 몇 군데 모델을 찾아갔지만, 토요일 저녁이라 상당금액을 요구한다. 아마 단합한 모양이다. 어디를 가도 같은 가격을 부른다. 피곤하고 배도 고프기에, 찾아간 몇 개 모텔 중에서 깨끗해 보였던 모텔에 숙박을 한다. 자전거2는 처음 보는 모텔의 시설에 너무 좋아한다. 작은 방에 갖추어진 3~4가지의 조명, 컴퓨터, 공기청정기, 통합 리모콘, 에어컨, 냉장고, 시원한 음료수...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김밥과 햄버거로 저녁을 해결한다. 오늘 일과를 정리하고, 내일 여행지를 점검하는 동안에, 자전거2는 컴퓨터를 한다. 목욕을 하고 내일을 위해 일찍 잔다.
새벽 5시20분. 알람소리에 눈을 뜨고, 씻은 후에 하남성당으로 향한다. 새벽이라 조용하고 더운 날씨지만 차가운 새벽공기가 좋다. 하남 성정하상 바오로 성당의 새벽 6시 미사다. 함안 성당의 2배 정도다. 새벽 미사인데, 생각보다 참례 인원이 많고, 여기저기를 보아도 깨끗하고 산뜻한 분위기 그대로이다. 본당주보는 교구주보의 마지막 1면에 들어있고, 수원교구에서는 이런 형식으로 통일된 것으로 짐작한다. 또한, 공지사항도 하지 않는다. 주보에 나와 있으니, 다시 읽어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홈페이지를 검색해 보니, 매월 4번째 주 토요일에는 주일학교도 없는 것으로 되어있다.
미사 후, 자전거2가 태어난 집을 찾아간다. 16년 전에 살던 곳을 찾아가는 것이 쉽지는 않다. 미리 준비한 약도로, 주택가에 부착된 통일된 번지 안내가 쉽게 찾도록 도와준다. 번지수로 그 집을 찾는다. 2층집이었는데, 3층집으로 개조되었다. 기념으로 대문 앞에서 자전거2를 촬영한다.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궁금할까 싶어 여행 중에 한 코스로 잡았는데, 자전거2는 전혀 그런 느낌이 없다. 그냥 졸졸 따라만 다닌다. 오히려 옛날 살던 집 앞에서 나 자신만 감동에 젖는다. 버스에서 내려서 집을 향하던 그 골목이 점차 기억난다. 조금 더 그 거리를 걷고 싶은데, 자전거2의 표정이 별로다. 빨리 하남시를 떠나 서울구경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버스를 타고 서울을 향한다. 16년이 지났지만, 원래 있던 건물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버스 창가로 지나가는 건물들이 그대로 기억이 되살아난다.
천호역 버스정류소에서 내려서, 종로3가행 지하철을 탄다. 다음 목적지는 종묘인데, 창덕궁의 첫 안내가 9시15분이기에 아침식사를 하고 창덕궁을 가기로 변경을 한다. 근처에는 아침 식사하는 식당이 없다. 창덕궁으로 가는 길에 식사하기로 협의를 하고, 종묘 성곽을 따라 창덕궁으로 향하던 중에 중국음식점이 나온다. 24시간하는 영업하는데, 배달을 전문으로 한다. 내부에는 서울시내 각 상점들의 약도가 붙어있다. 상당히 지저분해 보인다. 밥을 먹을 곳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주문을 한다. 음식 맛은 좋다. 배달 위주로 하니, 음식 맛이 좋아야 되는 것은 당연한데, 위생적으로 깨끗하지 못하다. 종묘에서 창덕궁까지는 조금 먼 거리다. 매표를 하고 입구에 서니 9시10분이다. 15분이 되니, 예쁘게 개량한복을 입은 안내자가 나타나, 작은 휴대용 앰프를 목에 걸고 창덕궁을 안내한다. 안내시간은 1시간20분이며, 한 그룹을 형성되어 창덕궁을 설명한다. 임금님의 변은 똥이라고 부르지 않고 매화라고 표현했다고 설명한다. 이에 가까이에서 설명을 듣던 여고생 한명 말을 한다. "짜증 지대로다" 주위 관람객이 한바탕 웃는다. 제일 먼저 창덕궁 관람을 선택한 것이 참 잘했다는 느낌이다. 유일하게 유네스코에 등록된 궁으로, 훼손 때문에 자유 관람은 없고 안내자를 따라 관람하도록 규정이 되어 있고, 1주일에 한번은 자유 관람 일이 있다고 한다.
창덕궁 관람을 마치고, 다시 종묘 외곽을 따라 돌아와 종묘에 간다. 안내자 소개 없이 빠르게 이동하면서 관람을 한다. 종묘를 본 후에 연결된 다리를 통해 창경궁으로 간다. 창경궁에서 한 그룹이 안내자의 설명을 듣고 있어, 그 속에 포함되어 한동안 쉬면서 설명을 듣고, 종묘와 창경궁 관람을 마친다. 창경궁은 몇 년 전에 핑크와 함께 잠깐 가본 곳으로 기억이 난다.
다음은 국립과학관으로 간다. 입구 안내판을 읽어본 후에, 별로 관람할 것이 없다고 한다. 어린이들을 데리고 온 어머니들은 줄줄이 보이는데, 중고등 학생 이상은 없다. 자전거2의 결정에 따라 관람하지 않기로 한다. 다음은 성균관대로 간다. 성균관대 입구에 문묘가 있고 대학도 구경할 목적으로 간다. 문묘는 개방되지 않고 잠겨 있고, 언덕 중턱으로 대학 건물이 보인다. 나무 그늘 아래서 조금 쉬다가 다음 목적지인 대학로로 간다. 계속 도보로 가기로 했는데, 날씨가 덥고 다리가 아파서 바로 택시를 타고 마로니에 공원으로 간다. 대학로를 따라 동대문 방향으로 이동을 한다. 동대문에서 밀레오레나 두타에 갈 예정이다. 뜨거운 햇빛 아래서 계속 걸어도 동대문이 안 나온다. 많이 지친 상태에 멀리 동대문이 보인다. 현재 보수 공사를 하는 중이다. 조금 떨어진 곳에 두타가 보인다. 두타에 가서 일단 점심을 먹는다. 8층 식당가에서 냉면을 먹는다. 어디를 가나 사람들이 많다. 패션에 별 관심이 없는 두남자! 왜 여기에 왔는지 모를 정도로 복잡하다. 일단 왔으니, 2개 층만을 둘러보고 가기로 한다. 패션상가이지만, 일반 백화점과 다름이 없다. 한 곳에 가니, 다오이스 판매점이 있다. 그곳에 핑크 자전거3 선물을 산다. 자전거2 필요한 것도 구입을 한다. 두타를 나와서 밀레오레 빌딩을 먼 거리에서 잠깐 보고 청계천으로 간다.
청계천에는 분수가 쏟고 있고, 아이들은 물놀이를 하고 있다. 청계천 도로를 따라 인사동까지 간다. 중간 중간 쉬면서, 청계천 물에 손을 씻기도 하고, 신발을 벗고 발을 넣어보기도 한다. 잘 만든 천이다. 제법 걸어야 인사동이 나온다. 인사동 전에 종묘 입구와 탑골공원에는 할아버지들이 많이 계신다. 술 마시고 노래 부르고 춤도 춘다. 인사동에는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아라가야라는 찻집이 있어 들어간다. 전통 한복집과 찻집을 하는 곳이다. 오미자차를 한잔씩 마시고 인사동 골목을 빠져나온다. 인사동에서 종각으로 간다. 보신각종을 도로 건너편에서 본 후에 교보문고로 향한다. 교보문고는 서점이 아니라 시장이다. 겨우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사람이 많다. 조금 빈 공간에는 주저앉아서 책을 읽고 있다. 효율성은 떨어지는 것 같다. 차라리 집에서 검색하여 인터넷으로 도서 구입하는 것이 훨씬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전거2는 비소설 분야에 관심이 있는 지 이곳저곳을 다니다가 검색해 보더니 없다고 한다. 시청을 보고 남대문을 지나 서울역으로 간다. 시청에는 광복절 행사 준비를 하고 있다. 바로 앞에 보이는 서울역이 더운 날씨 때문인지 참 멀어 보인다. 자전거2가 다리가 아프다고 한다. 조금 쉬었다가 가자고 하니, 삐졌는지 끝까지 쉬지 않고 가겠다고 한다. 서울역에 도착하니 오후 5시다.
서울역 식당가 4층에 있는 서울역그릴 레스토랑으로 간다. 잔득 화낸 표정을 한 자전거2를 달라는 방법이다. 창밖으로 서울 시내가 보이는 곳에 앉아 편안한 의자에 앉아 식사를 한다. 자전거2의 표정이 점차 밝아진다. 1시간 정도 앉아 있다가 함안행 무궁화 기차를 탄다.
1박2일의 서울여행을 마친다. 자전거2는 시간만 나면 mp3에 넣어간 소설을 읽는다. 사진 찍기를 싫어하고, 내가 하는 행동에도 불만이 많은 모양이다. 삐지기도 하고, 즐거워하고도 하고, 그렇게 이틀이 지나간다. 함안에 도착하니 밤12시가 넘는다. 핑크가 환한 미소로 즐겁게 맞이해 준다.
(참고)
- 총경비 335,460원
- 교통비136,000 숙박비50,000 식비66,000 관람료22,000 잡비44,260 선물1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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