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이야기

나의 시간

bike 2004. 10. 13. 19:23

출장이다.
기차를 이용한다. 기차는 정확한 약속 시간을 지킬 수 있다.
요즈음에는 잠을 더 많이 자지만, 기차에서는 책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정해진 기차 시간까지 자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천안에서 버스로 20분 거리에 있는 성환이 출장 지역이다.
집으로 돌아올때 천안역에서 2시간 정도의 시간 여유가 생긴다.
서점에서 1시간을 보내고, 커피숍에서 1시간을 보낸다.

 

눈 뜨면 아침이고, 아침이면 바로 일이다.
눈을 감으면 새벽 3시 아니면 새벽 4시이다.
눈 뜨면 앞을 막는 일거리들.
사는 것이 이것이 아니다.

 

학교 졸업후 첫 직장이자 마지막 직장에서
쉼 없는 하루, 여유없는 하루...
눈 뜨면 출근하고,  퇴근하면 바로 잠들고...
'사는 것이 이것이 아니다.'고 과감하게 결정했다.
진짜 삶을 위해 직장을 그만 두고 독자적인 길을 택했다.

 

12년 전의 일이다.
그 때의 그 상황이다.
진짜 삶을 위해 새로운 마음을 가져야 할 때이다.
마음을 차분하게 낮추어 본다.
진짜 삶이란 무엇인가에 다시 촛점을 맞추어 본다.

 

젊은 이들이 이용하는 커피숍이다.
잔잔한 음악이 나온다.
한두번 들은 적이 있는 익숙하지 않은 노래가 마음을 끌어들인다.
편안한 쇼파, 적당한 온도, 넓은 창으로 보이는 세상살이
사람과 자동차, 하늘을 배경으로 빌딩과 집들의 완전한 윤곽
나 혼자만의 시간이며, 가장 평화로운 시간이다.

 

누구나 자기 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어느 누구의 간섭도 없는 오직 혼자 만의 시간이다.
살아가면서 이런 시간을 얼마나 가질 수 있을까?
행복한 시간이다.
자전거3와 항상 함께하는 아내 생각이 난다.
아내에게도 혼자 만의 시간을 주고 싶다.

 

1시간이라는 시간이 참 잘 간다.
평화롭게 편안한 자리를 일어선다.
커피숍을 나와서 기차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2003.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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