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이야기

아버지 유산

bike 2004. 10. 13. 17:47

 1주일 동안 집수리를 한다. 오늘은 마무리 작업을 한다. 힘들고 어려운 일도 마치고 나면 너무 간단하고 쉬운 일이다. 업무와 출장이 있어 꼭 1주일이 아니고, 시작일와 마침일을 계산하면 1주일이다.

 

  구멍 뚫린 벽을 막고, 여기 저기 허술한 벽을 보수하고, 금이 간 콘크리트 방바닥을 보수하고, 벽을 페인트로 칠하고, 전기배선을 한다. 기술이 필요한 일이다. 전문가에 맡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을 나는 할 수 있다. 아버지가 나에게 물려준 유산이다. 집을 짓고, 집을 수리하는 방법은 아버지가 나에게 가르쳐 준 것이다. 아버지의 유산이다. 일반적인 가정집 수리는 혼자 힘으로 충분히 한다.

 

  아버지는 항상 형과 나와 함께 일하고 싶어 했다. 지금 생각하니, 아버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집을 짓고 집을 수리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또한, 아버지가 가진 기술을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었다. 언제나 나는 함께 일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 일 외에도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기에, 아버지는 나에게 부탁하는 말로 함께 일하기를 원했다. 집 기초하기, 벽 기초하기, 벽 쌓기, 페인트 칠하기, 콘크리트 바닥 고르기, 벽 미장하기, 보일러 설치, 방바닥 배관 설치, 전기 배선하기, 책상 만들기, 책꽂이 만들기, 문 만들기... 그 외에도 많이 있었다. 한 순간, 일하기를 싫어 했지만, 아버지와 함께 일을 함으로 아버지가 가진 기술을 나도 모르게 물려 받은 것이었다. 아버지와 형과 나는 간단한 집 한채는 지을 수 있었다. 아버지가 하는 일이 대부분이었지만, 세사람만으로도 충분하였다.

 

  집을 마음대로 혼자 힘으로 수리하는 기술은 아버지가 나에게 준 귀중한 유산이다. 아버지께 감사한다. 그 때는 왜 그렇게 싫었는지... 나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면,  아들에게 자랑하듯이 보여준다. 아들은 별로 관심이 없다. 어릴때 아버지에 대한 나의 행동과 똑같다. 나도 아버지가 나에게 한 것처럼, 아들에게 부탁하는 말로 나의 사고와 기술을 하나씩 보여 주고 싶다. 아마 다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짐작한다. 나는 아버지가 나에게 준 이 유산을 사랑하고 아낀다.


200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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