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이야기

더사연 정기총회를 마치고

bike 2004. 10. 13. 17:45

* 더사연 : '더불어 사는 사회연구소'의 약칭
* 카페 :  http://cafe.daum.net/hamandsy

 

  초여름 날씨이다. 시원한 바람을 가르면서 농업인 회관에 도착한다. 오후 5시에 행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도착하니 아직 15분 전이다. 오늘 음악회를 하는 마산 체임버오케스트라는 음율을 맞추고 있고 연회 준비로 사람들이 왔다갔다 한다. 오늘 행사에 많은 기대를 한다. 혹시나 행사 준비에 도움이 필요할까 싶었는데 이미 준비는 되어있다. 한사람 한사람씩 도착한다. 낯선 사람으로 조금씩 자리가 채워진다.

 

  나는 더사연을 알지 못한다. 단지 함안성당 전화번호부에 나와 있는 짧은 안내는 보았는데 자세한 깊은 내용을 알지 못한다. 올해에 소장님의 소개에 의해 알게 된다. 그리고 올해 더사연의 활동에는 계속 참가하고 홈페이지 제작도 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살아있는 동안 무엇을 해야하는 지, 나는 조금은 알고 있다. 더사연에서 나는 같은 동일성을 많이 느끼고 있다.

 

  회원으로 더사연 정기총회에 처음 참석이라 낯설음이 있다. 하지만, 모두가 한가지 마음으로 무언가 좋은 일에 하기 위해 모임을 가진다는 것에 낯설음을 이겨본다. 예정 시간보다 20분 정도 늦게 시작된다. 다음에는 정해진 일정에 따라 시작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나라 사람이 가진 좋지 못한 습성도 조금씩 고쳐야 한다. 회원의 참석수가 조금 적다. 소장님이 조금 서운한 것 같다. 하느님은 알고도 모른 척하는 지, 좋은 일을 할때도 항상 순탄하지는 않다. 정기총회가 시작된다. 소장님이 정면 가운데에 앉고, 준비된 회의 서류에 따라 하나씩 하나씩 회의가 진행된다. 돈을 벌기 위해 이렇게 한다면 돈을 많이 벌었을 것이다. 단지 좋은 일 하자고 한 일인데, 규모는 커지고 복잡한 일이 많이 생긴다. 그래도 좋은 일이면 해야 한다. 정기총회의 상정된 안건이 통과된다. 새롭게 시작하는 더사연이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며, 함께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개회선언
 국민의례
 소장인사
 성원보고
 회순통과
 경과보고
 감사보고
 2001년 수지결산 승인
 정관 개정(안) 심의
 운영위원 구성 인준 (소장1인 감사2인 운영위원 총괄실장 인준)
 2002년도 사업계획 및 예산 심의

 

  컴퓨터 관련 세미나에 참석하면, 나는 선진국에 살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 세미나는 연구하고 토론하는 세미나가 아니라, 일종의 교육 세미나이다. 진행자가 없다. 스크린에 글이 나온다. '곧 OO시 정각에 세미나가 시작됩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리고 정시가 되면 세미나가 시작된다. 모두가 앞쪽 좌석을 선호한다. 진행자없이 첫번째 강사가 나와 세미나가 시작된다. 누구 하나 떠드는 사람이 없다. 전화벨 소리도 없다. 오직 세미나의 집중이다. 오늘 정기총회에서는 또 다시 아직도 후진국에 살고 있음을 실감한다. 전화벨 소리가 여기 저기서 난다. 그것도 부족하여 회의에 관계없이 전화 통화를 한다. 통화 내용이 다 들린다. 별로 좋은 내용은 아닌데...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이제는 예의를 지켜야 한다.

 

  잠시 휴식 후에 마산 체임버오케스트라 초청 음악연주회가 시작된다. '아름답다'.  이 표현이 어울린다. 무슨 곡인지는 몰라도,  잘 하는 것인지 몰라도, 서로 호흡을 맞추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진지한 표정 하나로,  그냥 아름답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로 11명의 연주자로 구성되어 있다. 마음이 편하고 무언가 새로운 안식처를 가지는 느낌이다. 라디오에서 클래식만 나오면 채널을 돌리는 편인데, 오늘 따라 현의 찐한 음과 부드러운 음으로 삶의 의미를 새롭게 느끼게 한다. 사는 것도 프로가 필요하다. 연주자는 연주자로 프로이다. 자신있게 연주하고, 가진 솜씨를 자연스럽게 최선을 다해 보여준다. 우리의 삶도 마찬이다. 우리도 우리의 삶에 프로가 되어야 한다.

 

 비발디 'Alla rustica'
 보케리니 '미뉴엣'
 비발디 '조화의 영감 No.5 No.6'
 'Highlight from sound of music'
 마산시립합창단원 테너 이상은 '옛동산에 올라' '산촌'

 

  연주회를 마치고 연회가 시작된다. 뷔페이다. 많은 회원들이 참석했으면 참 좋은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맛있게 먹는다. 알고 있는 몇 사람에게 인사도 나눈다. 초여름의 따금한 햇빛과 함께 시작한 총회는 이제 마감이 된다. 연회장을 빠져나오니, 초여름의 기운은 사라지고, 바람이 조금 세차게 분다. 오늘 정기총회와 음악연주회와 연회를 준비한 모든 분에 감사드리면서 집으로 돌아온다. 

 

2002.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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