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이야기

영화 '허브'

bike 2007. 5. 19. 15:45

정신지체3급 장애인의 삶과 사랑이야기다.
우리가 사는 환경이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자신이 어떻게 사는가에 달려있다.


엄마가 암으로 죽는 것을 제외하고는 밝고 희망이 있고 재미있는 영화다.

장애인이지만 자신만의 삶이 있고 자신만의 의지가 있다.

 

항상 건강해야 되겠다.

주기적으로 꼭 건강검진 받아야 한다.


허브야, 내 소원을 들어줘...

내 친구 허브야. 잘 자라고 있지?
내가 매일 물도 주고, 햇볕도 쏘여주니까
얼릉 얼릉 자라서, 향기 퐁퐁 띄워서
내 소원을 이뤄주는 거야..

근데, 요즘 엄마가 이상해...

바보 소리를 들으면
콱 깨물어주라던
세상에서 제일 씩씩한 우리 엄마가
기운이 없어

눈뜰 때부터 잠잘 때까지
숫자를 세어봐라
자전거를 타봐라
사진을 찍어봐라
숙제시키기 대장이던 엄마가
혼자 멍하니 공상 만해

엄마를 닮아 너무너무 이쁘다며
나만 보면 방긋방긋 웃던 엄마가
나랑 눈이 마주치면 눈물이 고여
코도 빨개지고 목소리도 떨려...

가장 이상한 거는
엄마가 짐을 싼다는 거야

커다란 박스에다가
2008, 2009, 2010
이런 숫자들을 가득 써놓고
학원비, 가게세, 집세
이런 봉투들을 넣어놓고
모두가 잠든 밤에 몰래몰래 짐을 싸고 있어

내 친구 영란이 할머니도
그렇게 짐을 싸다가 멀리 떠났대
엄마가 떠날까봐
나는 너무 걱정돼

허브야. 너는 이제 겨우 싹에 불과하지만
아직 향기가 나지는 않지만
내 소원을 들어줘

엄마가
어디를 가는지는 모르지만
왜 가는지는 모르지만
조금만 이따가 가면 안 될까?

나는 이제 겨우 일곱 살이잖아...

- 영화 '허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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