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이야기

또 다른 하루

bike 2006. 5. 21. 00:52

1.
새벽 일찍 일어난다.
아버지 산소에 간다.
아버지 산소에는 언제나 풀이 무성하다.
잡초 없이 깨끗하게 관리한 적이 없다.
잔디에 잡초만 선별하는 제초제를 치고,
밭에는 모든 풀을 죽이는 강력 제초제를 친다.
아버지! 자주 가지 못해 죄송합니다.

 

2.
아버지 산소에서 약을 치는 동안, 핑크는 사무실 앞 밭에서 머구를 정리한다.
머구의 강인한 생명력으로 밭의 일부분을 차지한다.
머구 일부분을 뽑아내고, 도라지를 심을 예정이다.
올해 밭일은 핑크가 전담을 하는데, 오늘은 도와준다.
머구 밭을 삽으로 파놓으면, 핑크는 호미로 머구 뿌리를 뽑아낸다.
잠시 머구 옆에 있는 도라지를 깨는데, 너무 크다고 보여준다.
10년 묶은 도라지로 보인다.
머구 밭을 정리하고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3.
아침을 먹고, 어머니 집에 간다.
미장을 할 수 있도록 모래 시멘트 섞는통 바르는칼 섞는칼 솔을 준비한다.
새시 문틈에 깨진 콘크리트를 바른다.
화장실 천장에 떨어지는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보수 작업을 한다.
오늘도 어머니와 작업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다.
잘 하지는 못했지만, 의견 차이를 극복하고 작업을 마무리한다.
11시 조금 넘었는데, 어머니는 점심을 사준다.
일 값이다.
더운 봄날이라 냉면을 먹는다.
수박도 반 통을 받는다.

 

4.
오후에는 창고 정리를 잠깐 한다.
에어컨 외부장치를 2층집 옥상에 올린다.
자전거2의 자전거 핸들이 자주 좌우로 돌아간다.
자전거 핸들이 돌지 않도록 조여 본다.

 

5.
목욕을 한다.
졸졸 따라다니는 자전거3은 함께 목욕하는 것을 좋아한다.
자전거3은 탕에 물을 받아놓고 잘 논다.

 

6.
자전거2는 온종일 잠만 자는 것 같다.
볼 때마다 누워있다.
핑크와 함께 자전거3을 데리고 축협매장에 간다.
생닭을 한 마리 산다.
우리 밭에서 자란 도라지를 넣어 먹을 저녁이다.
잠깐 나들이와 함께 휴식을 취한 후에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한다.
마음만은 좋은 약을 먹은 것처럼 장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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