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시집

내 속에 불났다.

bike 2005. 12. 13. 12:02

 

내 속에 불났다. - 정혜자


내 안의 작은 불씨가
나를 향해 달려드는 불이 되고
망각의 시간이 길어
그것은 또다시 기지개를 켠다.
휑한 바람에도
떨어지는 노란 은행잎에도
가슴 아파 눈물이 나고
마음만 적시는 눈물이
강이 되어 바다로 가는데 
내 맘과 다르게 돌아가는 세상
차마 내 속에 담아두기엔 
용암같이 뜨거운 눈물
소리치고 소리쳐도
허공에 뿌려지는 메아리가 될 뿐
깊은 상처 더 패여 가도록
그것은 또 내 안에 불을 지른다.
내 속에 있는 말 다 못해도
알아주는 사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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