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이야기

신례원에서

bike 2004. 10. 13. 18:57

 신례원은 충남 예산군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작은 마을이지만 충남지역 교통요지이다. 천안 대전 공주 당진 합덕 예산 홍성등으로 갈때는 항상 지나가는 곳이다.

 

  기차를 타고 신례원역에서 내린다. 100m정도 나가면 신례원 사거리가 나온다. 이 사거리가 신례원 터미널이다. 도로가에 있는 매표소에서 표를 산 후에 합덕행 버스를 기다린다. 합덕행 버스는 10분 후에 있다. 버스 승차장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바로 앞에 있는 택시 승차장에서 술취한 아저씨와 택시기사가 싸우고 있다. 술취한 사람은 목소리만 크고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택시기사의 팔에 매달려 있다.


  할머니1 : 대낮에 저렇게 술을 마셔야 쓰냐!
  할머니2 : 밤에 저렇게 하면 아마 죽도록 맞을 것이여!
  할머니3 : 너가 가서 말려봐!
  할머니4 : 내가 왜? 술 취한 사람은 말려도 아무 소용없어!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버스를 타기위해 온다. 시어머니의 아는 분이 묻는다.
  '딸인가 보네! 어머니하고 닮았어!'
  '아냐! 우리 둘째 며느리야!'
  '그렇구나! 참 닮았는데... 주인양반은 아직 환갑 전이제. 어떻게 둘째 며느리까지 다 봤니! 허~참!'

  할아버지가 구두를 질~질~ 소리를 내면서 끌고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온다.
  '야! 커피가 설탕만 잔뜩 나오네!'
  신발 소리를 듣고 있던 할머니가 작은 소리로 말한다.
  '신발 소리 좀 내지 말아요! 소리 듣기가 싫어! 남들이 다 쳐다보고 있는데..'
  할아버지는 발목이나 무릎 관절이 아픈 모양이다.
  '절름발이에게 절름거리지 말라고 하면 되나? 저절로 절름거리는 데! 자~ 커피나 마셔!'
  할머니는 커피를 마시고 할아버지는 가만히 할머니를 바라보고 있다.

  합덕행 버스가 도착한다.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들을 남기고, 버스를 타고 합덕으로 향하여 출발한다.

 

2003.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