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이야기

징치는 아내

bike 2004. 10. 11. 13:58

오늘은 제1회 아라가야풍물연구회 발표회가 있다.
아내는 회원이고 오늘 발표회에서 공연을 한다.

아들과 함께 집을 나간다.
걸어서 간다.
논길을 따라 걸어서 간다.
아들과 달리기도 한다.
무엇이 그렇게 좋은 지 아들은 그냥 즐겁다.
나는 숨이 차고 뛰기가 힘들다.
들판을 걸어다니는 것이 취미인 내가 최근에 무언가 잃고 사는 느낌이다.


가는 길에 꽃을 산다.
꽃다발 만드는 것도 시간이 조금 걸린다.
잠깐 되는 줄 알았는데, 주인은 정성을 다하고
빠르게 재촉하는 내 말에는 관계없이 멋있게 만들어 준다.
3시 공연 시작인데, 꽃가게에서 나오니 3시이다.
아들과 손잡게 법을 어기면서 도로를 횡단하여 공연장에 도착한다.
아직 시작은 안하고 조금 후에 시작을 한다.


아내를 찾아본다.
조그마한 덩치에 야무지게 머리를 묶고 앉아 있다.
무언가 하기 위해 앉아 있는 공연자에게는 진지함으로 가득차 있다.
식순을 마치고 공연 시작!


1.
막이 열리고 아내는 앞줄 오른쪽에서 장구를 치는 모습이 보인다.
긴장하는 지 웃는 모습은 없고 매우 진지하다.
경험 많은 분은 웃음과 신남을 발산하고 있다.
즐겁게 스트레스 해소를 하면서 신나게 장구를 치면 좋겠다.
시잔 한방 찍는다.
아들은 엄마 공연보다 먹는 것이 재미있는 가 보다.
음료수, 고기를 된장에 찍어 먹고, 나에게 묻는다.
'아빠! 고기 맛있다. 아빠도 먹어요!'


2.
공연자의 잠깐 휴식을 위해 찬조 출연.
성당에 같이 다니는 분의 출연이다.
공영애씨와 문하생의 가야금 병창.


3.
화천농악!
나는 잘 모르지만 그냥 화천농악으로 알고 있다.
드디어
드디어
징 치는 아내가 공연장을 돌면서 징을 친다.
긴 시간 동안 신명나게 한 바탕이다.
공연장 2층에서 사진을 마구 찍는다.
참 신나는 놀이다.
나도 덩실 덩실 춤추고 싶지만, 그냥 참는다.
아직 나 자신도 나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 못하는 것이다.
더 열심히 살아야...
2층에서 아들을 보니
아직 먹는 것이 즐거운가 보다.
공연장을 보기 보다는 지나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서 즐거워한다.
방학동안 아들은 자기 입으로 자기는 효자라고 하는데...
정말 열심히 한다.
공연을 마친다.

아내에게 꽃을 바친다.(?)
아내가 기뻐한다면 무엇이든지 하는...
사진도 찍는다.
아내를 아는 분들도 왔다.
함께 사진을 찍는다.
이정연씨.
철형이 엄마도.

연회석에 앉아 함께 음식을 먹는다.
그 때까지 나는 아무 것도 먹지 않았는데, 이제 함께 먹는다.
조정모씨.
정회자씨도.
두 분 모두 좋은 분들이다.
아들은 아직도 잘 먹고 있다.


징 치는 아내!
징은 그냥 주기적으로 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징 치기도 어렵다고 한다.
징 칠 사람이 없어 집으로 징 좀 치주면 좋겠다는 전화도 몇 번 받았다.
아내는 함안에서 징치는 유일한 사람인가.(?)
징은 괭과리 다음으로 길을 열어 주는 사람이다.
징을 따라서 줄줄이 이어서 회전도 하고 모양을 낸다.
저녁마다 연습하면서 그냥 징만 치는 지 의문이었지만 징 치는 아내가 좋다.
아주 적어 보이지만 상당한 역할함을 나는 이제 알고 있다.
나 보다 농악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은 아마 징의 역할을 잘 모를 것이다.

'여보! 징 열심히 치세요!'


2001.12.07

모야 -  '조정모씨. 정회자씨도. 두 분 모두 좋은 분들이다' 고맙습니다. 실망하지 않게 열심히 노력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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