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이야기

김천 대구 여행기

bike 2008. 1. 14. 22:35

   가랑비가 내린다. 우산을 쓰고 자전거2와 여행 출발을 한다. 함안에서 김천으로 기차로 출발한다. 바로 가는 기차가 없어 삼량진역에서 20분정도 대합실에서 대기한다. 깨끗하고 따뜻한 대합실에서 TV를 본다. 경남주부가요열창을 시작한다. 초대가수 유지나가 '쓰리랑' 노래를 하는데, 그냥 신이 나는 노래다. 중간에 나오는 꽹과리소리가 좋다. 다시 김천행 기차를 탄다. 책을 읽다가 잠이 와서 책을 덮고 잠을 잔다. 잠을 잠시 자고, 눈을 뜨니 좌석 앞에 연세 드신 할아버지(?) 한분이 서 있다. 아마 좌석 예약을 안 하신 것 같다. 김천까지 약 20분 정도 남았는데, 그냥 자리를 양보해 드리니, 바로 앞 쪽에 연세 드신 수녀님도 한 분 계셨는데, 할아버지는 수녀님께 또 자리를 양보한다. 곱게 연세 드신 수녀님이 나의 좌석에 앉는다. 그리고 감사하다고 잠깐 인사를 하고, 흑사탕을 2개 나에게 준다. 사양하지 않고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아직도 자리를 양보할 수 있는 마음이 있음에 기쁘다.


   멀리 보이는 아파트 숲. 그 곳에 살지 않음에 작은 미소를 짓는다. 쉼 없이 달리고 이어지는 자동차 떼에 있지 않음에 기쁘다. 숲이 아닌 작은 아파트에 살면서 자연과 더 가까이 살고 있는 현재 모습에 만족한다.


   김천역 앞에서 직지사행 시내버스가 10분마다 있다고 했는데,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11번 직지사행 시내버스가 오기에 바로 탄다. 20분 정도 지나니 종점인 직지사에 도착한다. 직지사 입구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산채한정식 식당이 있다고 들었는데, 정말 식당이 많다. 인터넷으로 보았던 ‘하회마을’ 식당에 간다. 불고기한정식을 먹는다. 불고기구이 멧돼지고기구이 더덕구이가 나오고, 다양한 먹을거리가 나온다. 자전거2는 먹을 때 너무 좋아하는데, 이제는 그런 감정을 누르고 천천히 음식을 음미하면서 식사를 점잖게 한다. 그리고 맛있는 반찬을 나에게도 권한다.

 


직지사 앞 식당가 하회마을 ‘불고기한정식’
- 잔치상같은 큰상을 받음
- 1인당 12,000원


   계속 가랑비가 내린다. 촉촉하게 젖은 도로가 또 좋다. 조금 뿌연 경치도 좋다. 직지사 입구에 있는 직지공원을 관람한다. 많은 조각품이 전시되어 있다. 인공적인 모양이 많지만 넓은 조각 공원이 좋다. 직지사는 다른 곳보다 전체가 넓었다. 부수적인 큰 건물이 많은 편으로 보인다. 안내소에는 문이 잠겨있고, 성보박물관도 잠가 놓았다. 화장실도 냄새가 조금 난다. 다른 관광지에 비해 관리가 부실하다는 느낌이다. 직지사에는 삼층석탑이 많다. 곳곳에서 삼층석탑이 보인다. 직지사라는 절 이름은 능여가 절터를 잴 때 자를 쓰지 않고 직접 자기 손으로 측량한 데서 붙여졌다고 한다. 조선시대에 학조(學祖)가 주지로 있었고, 유정(惟政)이 여기서 승려가 되었고, 경내에는 석조약사여래좌상(보물 319), 대웅전 앞 3층석탑(보물 606), 비로전 앞 3층석탑(보물 607), 대웅전 삼존불 탱화 3폭(보물 670), 청풍료(淸風寮) 앞 3층석탑(보물 1186) 등의 문화재가 있다. 안내책자 없이 그냥 돌아보았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직지사 관람을 마치고, 세계도자기박물관에 간다. 우리나라 도자기는 몇 점만 있고 대부분 유럽 도자기가 전시되어 있다. 중국에서 들어간 질 좋은 도자기에 자극을 받아 유럽 각국들이 자체적인 도자기 개발에 집중하여 중국 도자기와 다른 화려한 색채의 도자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예정 시간보다 일찍 일정을 마쳐서 김천역으로 돌아와서 약 40분 정도 앞당겨 대구로 출발한다. 대구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반월당역에 하차하여 계산성당을 찾아간다. 계산성당 가는 길에 메트로센터를 본다. 지하상가의 중심으로 좌우로 상가들이 길게 연결되어 있다. 메트로센터 2층으로 한바퀴 돌고 지하상가 끝까지 가서 지상으로 올라온다. 어둠이 내리고 도로 가운데 나무를 덮은 네온이 반짝거린다. 어둠 속에 뾰족하게 솟은 두개의 지붕이 보인다. 약도와는 다른 위치이기에 약간 의아해 하면서 가까이 가니, 그 곳은 개신교 교회이고, 맞은편에 닮은꼴의 더 작은 뾰족한 지붕 2개가 보인다. 그 곳이 약도와 맞는 계산성당이다. 구유를 성당 입구에 설치해 놓았다. 구유 뒤에는 오래 전에 세웠다는 십자가상이 있다. 성전 입구 벽에 있는 원형 스테인드글라스도 본다. 성전 안으로 들어가니 그 모양에 조금 긴장이 된다. 자료 소개로 본 정면 중앙에 루르드의 성모상이 보이고. 그 옆 창으로 스테인드글라스를 본다. 기둥에 박힌 십자가 조각을 본다. 토요일 특전미사이다. 목소리가 아주 좋은 분의 성가로 미사가 진행되는데, 미사 자체 분위기가 참 좋다. 또한 성전 전체를 울리는 파이프오르간 소리도 좋다. 해설자는 없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처음 시작을 알리는 해설 외는 아무 해설이 없다. 전례봉사자 안내를 보니, 1독서자가 해설자로 되어있다. 해설자 자체가 미사에는 아무런 역할이 없다는 것이다. 미사 후 성전 입구 2층을 보니 파이프 오르간의 파이프가 눈에 들어왔다. 좋은 미사다.


   계산성당에서 대구 번화가인 동성로에 간다. 동성로 중심으로 갈수록 점점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화려한 색상의 가게들이 줄줄이 있다. 동성로 거리를 다니면서 저녁 식사할 곳을 찾아본다. 화려한 불빛아래 젊은이들이 북적거리는 거리 속에 초밥집을 발견하고 모듬초밥을 먹는다. 가격은 비싸고 회는 싱싱한데 별로 먹을 것이 없다. 자전거2는 잘못 선택을 했다고 한다. 그래도 맛있게 먹고 나온다. 이제는 숙박지를 찾아간다. 동성로 지나 대구역에서 조금 이동하니 숙박시설이 있는데, 토요일이라 방이 없다고 한다. 몇 군데 더 갔지만 마찬가지로 방을 구하지 못하고, 내일 여행 출발지인 서부시외버스주차장이 있는 성당못역으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한다. 성당못역 근처에도 마찬가지로 방이 없다. 깨끗하고 인터넷이 설치된 숙박지를 찾는 것을 포기하고, 여관에서 자기로 결정하고 가는 중간에 조금 떨어진 곳에 모텔이 있어 마지막으로 갔는데, 인터넷이 설치된 깨끗한 방이 있다. 성당못역에서 조금 떨어진 ‘아리랑모텔’이다. 숙박지를 구하기 위해 약2시간 정도를 돌아다녔다. 이것도 대구 시내 야경을 보는 관광이라고 생각한다. 모텔에는 컴퓨터 냉온수기 냉장고가 있고 커피와 음료도 조금 비치되어 있다. 야식으로 미리 사온 김밥과 컵라면을 먹고, 자전거2는 인터넷을 하고, 영화 ‘아일랜드’도 본다. 영화를 끝까지 보고 잠자리에 든다.


   8시30분에 일어나 씻고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가방을 정리하고 모텔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두류공원에 있는 대구관광정보센터로 간다. 그 곳에서 출발하는 대구시티투어 1호차를 탄다. 볼로동고분군, 봉무공원, 동화사, 방짜유기박물관, 신숭겸유적지를 관광하는 시티투어이다. 볼로동 고분군은 211기의 고분이 있으며, 실제는 400여개 고분이 있다고 한다. 왕족이 아닌 고분으로 대부분 작은 고분이다. 뒤늦게 발견되어 복구된 고분이며, 일부 고분에서 발굴된 유물은 경북대 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봉무공원은 저수지 둘레를 돌 수 있는 산책로가 있는 시민휴식 공간이다. MTB(산악자전거) 코스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저수지에는 수상 레제를 즐길 수 있다. 봉무공원에는 나비생태관이 있다. 나비는 15만종이 있으나, 실제 13만종은 나방이고, 2만종만 진짜 나비라고 한다. 나비와 나방의 차이는 나비는 낮에 활동하고, 나방은 밤에 활동한다고 한다. 나비의 작은 날개 무늬는 너무 다양하고 화려하다. 그 무늬에 따라 각각 다른 이름을 가진다. 생태관에서는 나비가 날아다닌다. 사람을 겁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날아다닌다. 나비의 알 애벌레 번데기를 관찰하라는 숙제를 주었는데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오전 일정을 마치고 동화사를 향한다. 동화사에 도착하여 각자 점심 식사를 하고 오후 일정이 시작된다.

 


동화사 입구 식당가 고려한정식 ‘돌솥비빕밥’
- 반찬은 간단하지만 모두 맛이 있음, 비빕밥 반찬 모두 빈 그릇으로 만듬 ^^
- 1인당 7,000원


   동화사는 사찰 주변에 오동나무 꽃이 만발하여 있어 동화사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경내에는 대웅전 ·극락전을 비롯하여 연경전(蓮經殿) ·천태각(天台閣) 등 20여 채의 큰 규모의 건물이 있다. 이곳에 동양 최대 높이 30m나 되는 석불인 약사대불(藥師大佛)이 있고, 산기슭을 돌아 나타난 이 대불이 조금 압도적이다. 방짜유기박물관! 생소한 이름으로 무언가 했더니, 구리와 주석을 합성하여 손으로 직접 두드려서 만든 놋그릇을 방짜유기라 한다. 주물이 아닌 직접 수작업으로 하나씩 하나씩 만들며, 시간이 지나도 변색이 안 된다고 한다. 박물관 자체 안내자의 설명으로 빠르게 이해할 수 있었고, 이 박물관은 이봉수 방자유기전승자의 기증으로 만들어진 국내 유일의 박물관이라고 한다. 시티투어의 마지막 코스는 신숭겸 장군 유적지이다. 신숭겸 장군은 고려 왕건의 충신으로 왕건을 대신하여 전사를 한다. 왕건이 이를 기리기 위하여 만든 유적지다.


   시티투어 종점인 관광정보센터를 가는 도중에 시티투어 안내자의 양해를 구하여 동대구역에 가기 쉬운 불로동 공항 시내버스 정류소에서 내린다. 그 곳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동대구역으로 간다. 약속한 기차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는데, 1시간 정도 여유가 생긴다. 동대구역사 2층 식당가에 있는 퓨전(?)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선물용으로 경주빵인 황남빵 사고, 집으로 향하는 기차를 탄다. 1박 2일의 꿈같은 여행을 마친다.

 


동대구역 2층 식당가 시젠 ‘xo소스의 게살 필라프’

- 신비스러운 음식 이름! 촌놈인감?
- 메뉴판에 'hit'라는 표기와 'xo소스'라는 이름에 그냥 주문  
- xo소스는 조개, 새우 등의 해물과 햄을 갈아 만든 다용도 소스로 각종 안주나 간식, 죽, 국수 등에 넣으면
음식 맛을 더욱 풍부하게 해주거든요. 그리고 채소, 해산물, 두부, 볶음밥 등을 요리할 때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 이것을 넣어 볶으면 해산물의 향이 구수하게 난답니다. 이런 종류의 소스들은 대형 마트나 백화점에서
구입할 수 있어요. (검색결과)
- 필라프(pilaff)는 쌀 또는 중동산 밀(bulghur)로 만든 음식으로 필라우(pilau)라고 불리기도 하며 근동지역에서 유래하였다. 쌀을 육수에 넣고 조리하기 전에 먼저 버터나 기름에 황갈색이 되도록 볶고 조리된 야채, 고기, 칠면조 또는 닭고기, 해산물 등의 잘게 썬 재료들을 넣어 만든 쌀요리이다. 인도에서는 커리로 강한 양념을 하며, 사이드 디시나 메인디시로 내놓을 수 있다. (검색결과)
- 1인당 7,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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