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올 겨울부터 토끼를 키운다.
아버지 어머니는 우리 가족과 함께 살 지 않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두 분만이 살고 계신다.
토끼장은 옥상에 있다.
날씨 추운 날에는 토끼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겨울에는 풀이 없다.
그러나 집에는 토끼 먹이가 많이 있다.
사과 껍데기, 귤 껍데기, 배춧잎 말린 것, 콩나물 버린 것, 방아찧고 남은 것...
토끼 먹이가 될 만한 것은 가는 곳마다 보이면 가져온다.
옥상에서 한약 또는 나물 말리는 것처럼 가지런히 말린다.
수컷 한 마리, 암컷 세 마리.
암컷 세 마리 모두 새끼를 낳았다.
한 마리가 가장 먼저 낳은 것은 7마리이다.
나머지 두 마리 암컷은 몇 마리인지 현재 알 수 없다.
새끼 낳은 후 즉시 토끼장을 막아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이제 토끼 부자이며 토끼 대장이다.
어머니는 토끼 키우는 책을 사서 매일 읽고 또 읽는다.
돋보기 안경을 쓰고 이것저것 읽고, 읽은 그대로 아버지께 이야기하고
또 책 내용대로 토끼를 키운다.
옛날에도 토끼를 키운 적이 있지만, 그것보다도 책 내용대로 토끼를 키운다.
이 세상을 오랫동안 사셨지만, 배운 대로 사시는 분이기에 그렇다.
아버지는 아침에 일어나면 토끼를 보고, 저녁에 잠자기 전에도 토끼를 본다.
적어도 15마리에서 20마리 되는 새끼를 키울 집을 구상하고 있다.
딸과 아들은 이미 모두 자기 갈 길을 갔다.
아버지는 딸과 아들을 이제 마음에서 풀어놓은 것 같다.
멀리 있고 자주 못 보는 딸 아들보다, 매일 앞에서 재롱부리는 토끼가 정이 많이 간다.
아버지는 토끼가 좋다.
아버지는 토끼 부자이다.
2001.12.07
*^^* - 2001년 5월5일! 51마리
*^^* - 아니다! 27마리
*^^* - 토끼는 모두 26마리
*^^* - 한마리는 9마리 (2001년 2월 4일)
*^^* - 한마리는 7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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