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이야기

감나무, 그리고 박 깨다!

bike 2006. 10. 29. 23:08

1. 감나무 베기

어머니집 마당에 감나무가 있다.

아버지 계실 때는 그냥 주렁주렁 열리는 맛있는 단감을 잘 먹었다.

아버지는 해마다 감나무에 거름을 하고, 병들지 않게 약도 치셨다.

아버지 돌아가신 후에는 거름도 못하고 약도 치지 못했다.

몇년은 그냥 감이 열리더니, 이제는 감이 익기도 전에 모두 떨어진다.

마당에 낙엽만으로 가득하다.

어머니는 하루 하루 청소하기가 힘이 든다.

어머니는 감나무를 베기로 하고, 나에게 부탁한다.


톱질은 쉬운 일은 아니다.

어머니의 도움을 받으면서, 세월이 가라고 톱질을 한다.
아버지 생각이 난다.

아버지는 톱질 선수였다.

보통 사람이 하기 어려운 톱질을 쉽게 하는 기술을 가지고 계셨다.

목신(木神)때문에 동네 길목을 가로막고 있는 나무를 아무도 손대지 못할때,
아버지는 곧잘 나무 정리를 잘 하셨고, 동네 사람들은 아버지를 좋아하셨다.
아버지는 목수이고, 목수만이 목신을 다루는 특권이 있다고 하셨다.

 

맛있는 감이 주렁주렁 열렸던 감나무라 아쉽지만...

감나무를 깨끗하게 베어낸다.


 

2. 자전거3 처음으로 박 깨다.

자전거3을 데리고 아라초등학교에 놀러간다.

학교 안에는 작은 포크레인이 작업을 하고 있다.

포크레인 움직임을 자세히 쳐다본다.

시소를 함께 탄다.

공중으로 올라갈때는 환하게 웃는다.

씨름장에서 모래를 가지고 논다.

그리고 그네를 탄다.


오늘따라 그네를 너무 즐긴다.

뒤에서 세게 밀어주니 너무 좋아한다.

한참을 타다가 엉덩이가 뒤로 빠지고 거꾸로 매달린다.

잡을 시간도 없이 그냥 뒤로 꽈당하고 떨어진다.

크게 운다.

안아 주니, 울음을 멈추고 또 그네를 탄다.

그런데, 머리 뒤쪽을 보니 피가 나온다. 어이쿠!

빨리 집으로 데리고 돌아와 약을 바른다.

다치는 일이 거의 없는데, 오늘 피를 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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