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시집

건망증 2

bike 2006. 12. 20. 23:48

건망증 2 - 정혜자


마흔 살 생일 아침

게으른 된장찌개를 끓였다.

집안 가득 구수한 냄새와 보글거리는 소리

잊어야 할 것은 머릿속에서 거품처럼 떠다니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까마득한 산모퉁이를 돌아나간다.

미역국을 꼭 먹어야 인덕(人德)이 있다는

어머니 말씀

저녁에 늦은 미역국을 끓인다.